“이 동네 재개발 무산됐다며?”, “무슨소리야,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사람들이 그걸 가만히 보고 있겠어?”
두 아주머니의 티격태격 하는 소리에 행인들의 발걸음이 느릿해진다.
서울시의 느닷없는 재개발 불가 통보.
서울시 말만 믿고 주택을 매입했던 투자자와 시공권을 따낸 건설사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었고, 주민들은 이달 안으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양평 10.11.12.13구역은 2005년부터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가 재개발추진위 승인을 받았고, 양평 11(삼성물산).12(GS건설).13구역(삼성물산)등은 건축을 담당할 시공사까지 선정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과가 구역지정 협의과정에서 준공업지역은 공장우세지역(공장비율 30% 이상)이어서 도시계획 조례상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하다며 구역지정을 해줄 수 없다고 한 것이 문제의 발단.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와 시공사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주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양평동 S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매물 가격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현재 10평대 재개발 지분은 평당 2000만원~2300만원선인데 아무리 재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쉽게 헐값에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H공인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여전히 입질을 하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한다.
양평동 재개발은 11.12.13구역이 맞닿아 있는데다 세 구역의 새대수를 합치면 1800세대가넘어 사실상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또, 5호선 양평역과 9호선 개통 수혜까지 입을 수 있는 초역세권이 만들어져 20~30분내에 강남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물론, 재개발이 별 문제 없이 진행되었을 경우에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서울시가 형평성에 어긋나면서까지 주민들의 수용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막대한 금액만을 소요하고 투자자와 건설사의 원망을 뒤로한 채 무산시킬지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