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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월 300 갚는데"…5%대 주담대 금리에 영끌족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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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03일 |
자 료 원 |
조인스랜드 |
교사 김모(34)씨는 최근 대출 이자 갚을 걱정에 속이 타들어간다. 결혼을 앞둔 그는 올해 초 인천 연수구의 30평대 아파트를 8억원 대에 매매했다. 주택담보대출 3억원에, 배우자와 자신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교직원공제회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돈을 모두 끌어모아 약 5억원을 만들었다.
김씨 부부가 받은 대출은 모두 변동금리 상품이다. 이미 몇달 전 금리 변동 주기가 도래해 이자가 일제히 올랐다. 김씨는 ";지금도 대출 갚는 데만 월 300만원을 넘게 쓰는데, 금리가 오르며 월 부담금이 약 20만원 정도 늘었다";며 ";6개월(금리 변동 주기)마다 이 정도로 이자가 오른다면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출 금리의 심상찮은 상승세에 ';영끌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80%다. 금리가 오를 일만 남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차주(돈 빌린 사람)가 영향권에 든다는 뜻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14% 수준이다. 지난 8월 말(2.62∼4.19%)과 비교해 불과 두 달 사이 하단과 상단이 모두 0.6~0.7%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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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가 아닌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형) 금리의 상승 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2.92∼4.42%에서 3.97∼5.377%로 올랐다. 두 달 사이에 약 1%포인트 뛰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경우 그 영향으로 올해 말 대출 금리 상단이 6%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지표 금리와 가산 금리가 동시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과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지표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혼합형)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8월 말 1.89%에서 10월 말 2.65%로 약 두 달 새 0.76%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1.25%에서 1.74%로 0.49%포인트 올랐다. 은행채(조달 비용) 금리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표 금리로 코픽스를 활용한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적금을 유치하는데 얼마나 비용을 들였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코픽스가 높아졌다는 건 예금 이자가 올라 은행의 돈 조달 비용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2일 현재 적용되는 신규 코픽스(1.16%)는 8월 말 당시 적용된 신규 코픽스(0.95%)보다 0.21%포인트 높다.
하지만 은행의 조달비용이 비싸진 것만으로 최근의 가파른 대출 금리 인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조달 금리가 지난 두 달 사이 0.7%포인트 오른 반면 대출 금리는 1%포인트 뛰었다. 원가 인상 폭보다 더 많이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 속에 은행이 스스로 마진(가산금리)을 올리고 할인(우대금리)을 줄이는 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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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가계 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총액은 전달(706조3258억원)보다 3조4381억원 늘었다. 증가세 자체는 멈추지 않았지만, 9월(4조728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달 5대 은행 신용대출(140조8279억원)은 전달보다 1720억원 줄었다. 올 하반기 들어 첫 감소다.
여기에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돼 시장 금리를 이미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3.2%(전년동기대비)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만큼 한은이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1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도 코로나19 이전 금리(1.25%)에 못 미치기 때문에 연초에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며 ";금리 인상기인 만큼 섣부른 ';영끌';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변동금리 노출 정도가 큰 차주들에게 금리 인하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기존 계약을 증액하지 않는 조건으로 상환 기간을 늘리거나 더 낮은 이자로 갈아탈 수 있도록 최소한 대환대출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지유 기자
자료제공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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