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에서 11개 단지 8000가구의 아파트가 일제히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선다. 가을 분양시즌의 개막이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가을 분양 성수기인 10월까지 전국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80여개 단지 7만가구로 예상된다. 5가구 중 3가구 꼴인 4만여가구가 서울·수도권에서 나온다.
올 가을 물량은 지난해 8~10월의 5만3000여가구보다 25%가량 많다. 연말까지 양도세 면제 혜택이 있어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것이다. 정부가 전세난 해결을 위해 매매시장 활성화 대책을 검토 중이어서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물량이 많은 곳은 앞서 인기를 끌었던 지역들이다. 올 상반기 1순위 최고 37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위례신도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수원시 광교신도시와 강남권, 강북 뉴타운 등이다. 위례신도시에서 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이 상반기 청약열기를 이어간다.
강남권에선 재건축 단지가, 강북 뉴타운의 경우 재개발 아파트가 주인을 찾아 나선다. 지방에선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주택수요가 늘고 있는 혁신도시 물량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가을 분양시즌의 주된 트렌드는 ‘실속형’으로 요약된다. 크기 거품이 빠지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와 비교해 비싸지 않은 편이다.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이 5가구 중 4가구 정도인 5만5000여가구를 차지한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에 분양 예정인 안성 롯데캐슬은 2300여가구의 대단지인 데도 주택형을 모두 전용 85㎡ 이하로 계획했다.
시행사인 신동해개발AMC 하인수 사장은 “중대형은 미분양이 많고 가격 부담 등으로 아직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보다 분양가 내린 단지도 나와]]
삼성물산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내놓은 이스트파크 아파트의 크기를 확 줄였다. 2007년 이곳에 2300여가구 모두 중대형으로 분양했는데 이번에는 펜트하우스(꼭대기층 고급주택) 4가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중소형으로 구성했다. 중대형도 몸집 줄이기에 나서 위례신도시에 선보일 아이파크는 중소형 기준(전용 84㎡)을 약간 넘는 전용 87㎡형을 도입했다.
앞서 분양된 단지보다 분양가를 낮춘 아파트도 나온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은 2011년 말 나온 2구역보다 분양가를 3.3㎡당 150만원 가량 낮은 1700만원대 후반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1구역 유승학 분양소장은 “그동안 떨어진 주변 집값을 감안해 분양가를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작고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형인 전용 59㎡형에도 중대형 아파트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4베이(방 셋과 거실을 전면배치)가 적용된다.
베이가 많으면 채광·통풍이 좋아지지만 건축비는 더 든다. 경기도 부천시 중동에 나오는 래미안은 전용 59㎡을 4베이로 설계하고 역시 중대형 단골 아이템인 드레스룸도 들인다.
분양시즌의 성패는 역시 주택시장 상황이 좌우할 전망이다.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미지근하게 시행돼 집값 약세가 지속되면 분양시장으로 향하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입지여건과 품질·가격 모두 마음에 들어도 집값이 불확실하면 신규 분양주택의 전망도 어두워 수요자들이 청약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IMG{FILE2013082300001}
안장원(ahnjw@joongang.co.kr)
자료제공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저작권자 : 중앙일보조인스랜드(주),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