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에 2년간 전세로 산 뒤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분양 조건부 전세물건이 서울ㆍ수도권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입주가 시작됐는 데도 미분양이 있는 경우 관리비라도 건지려는 업체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는 물건들이다. 최근 들어 서울ㆍ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지자 2~3년 전 대구 등 지방에서 유행했던 마케팅을 서울ㆍ수도권에서도 쓰고 있는 것이다.
반도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반도유보라팰리스 아파트를 이런 방식으로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가 10억원선인 158㎡형(이하 공급면적)의 경우 주변 기존 아파트 전셋값 수준인 3억원에 입주를 할 수 있다.
[[건설사는 자금 부담 줄일 수 있어]]
2년 후 집값이 오르면 입주자는 이 아파트를 되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고, 집값이 떨어질 경우 회사가 계약자의 실납입금을 모두 돌려주는 조건으로 전매해준다.
극동건설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스타클래스 3차를 전세물건으로 돌렸다. 입주자는 전세기간이 끝나는 2년 후 최초 분양가대로 분양받을 수 있고, 전세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부영은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부영애시앙 미분양분을 전세로 돌렸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176㎡형 대형 아파트를 2억5000만~2억6000만원의 전셋값을 내고 살다가 매입할 생각이 들면 우선적으로 매매계약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공공기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서도 분양 조건부 전세 물건이 나올 것 같다. SH공사는 서울 은평뉴타운 3지구 내 중대형 미분양 750가구에 대해 ‘최후의 카드’로 분양 조건부 전세를 준비하고 있다.
미분양 판매속도가 더딜 경우 분양가의 50%만 내고 입주시킨 후 잔금은 3년에 걸쳐 내게 하는 할부분양 방식을 쓰고 이마저도 기대에 못 미치면 분양 조건부 전세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입주자가 2년 후 분양받기를 포기한다면 전셋값의 10%는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분양대행사인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건설회사는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입주자는 일단 살아본 후에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분양 조건부 전세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종선(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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