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입주한 아파트나 입주가 임박한 단지는 새 아파트라는 이유로 몸값이 주변 아파트보다 높게 형성되는 게 보통이다.

더욱이 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 인기지역의 경우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변 지역 집값을 선도 역할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인기지역의 신규 입주 아파트 특수가 사라졌다. 집값 버블(거품)론 확산과 주택 담보대출 규제,콜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시세가 제자리 걸음이거나 내림세로 돌아선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 에펠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입주를 전후해 아파트 값이 한 단계 상승했지만 시장 침체로 입주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입주 프리미엄 ‘옛말’]]

6월부터 올해 말까지 입주가 예정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물량은 6곳 5747가구에 이른다.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까지 포함하면 6000가구가 넘는다. 하지만 입주 특수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분양권 값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 45평형은 16억~17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5000만원 남짓 호가가 빠졌다. 30평형 역시 9억~9억5000만원으로 한달 전 호가 그대로다.

서초동 롯데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입 문의가 뚝 끊겼다”며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더라도 매도 호가와 매수 가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이파크도 34평형이 한달 전 시세인 7억원선,46평형은 10억원선에 머물고 있다. 이는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가격 시세인 평당 3000만원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8월 입주하는 역삼동 개나미래미안 33평형은 10억~10억5000만원으로 한달전 시세 그대로다. 50평형은 15억~18억원으로 오히려 호가가 5000만~1억원 정도 빠졌다. 역삼동 진선미공인 관계자는 “지난 2월 도곡렉슬아파트가 입주할 당시 평형별로 1억∼2억원 가격이 오르는 등 ‘입주 프리미엄’을 누렸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라고 말했다.

[[입주 본격화하면 전세시장도 안정]]

다음달 입주하는 양천구 목동 e-편한세상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32평형 분양권 값은 6억5000만~6억7000만원으로 지난달 중순 시세와 비슷하다. 인근 강서공인 관계자는 “입주 전이어서 전매가 금지되고 있지만 직장 이전과 이민 등으로 합리적인 거래가 가능한 급매물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9월 입주 예정인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33평형 분양권은 올해 초 9억원에서 지난달 중순 12억~13억원까지 올랐지 이후 현재까지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치동 에펠공인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초 매수 문의가 넘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며 “시장 침체에도 입주 물량 쇼크까지 겹치면 가격 약세 현상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지금은 관망세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기회만 된다면 강남권에 진입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많아 공급 충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삼동 선경공인 관계자는 “매수 대기자는 곧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매물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choch@joongang.co.kr)


자료제공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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