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감을 앞두고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룬다. 연말이면 업체들이 당초 올해 분양계획을 잡았다가 분양하지 못한 물량이 나오는 데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자 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민간택지도 원가공개 등의 분양가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업체들의 분양을 재촉한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한달여간 분양될 물량은 2만가구가 넘는다. 분양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못한 지방은 많지 않고 대부분 수도권에서 나온다. 신도시 등 인기지역이 많고 최근의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청약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일반 1순위자 청약 서둘러야]]정부는 11ㆍ15대책에서 앞으로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을 크게 늘기고 분양가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신도시 등 공공택지 개발과 도심 재개발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용적률 상향, 개발기간 단축, 택지비 인하 등으로 분양가를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이다. 주택수요자에겐 값싸고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밥상에 앉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공급량이 크게 늘더라도 주택수요는 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어서 자격에서 밀리는 사람은 근처에도 가지 못할 수 있다.
정부에서 2010년까지 공급키로 한 물량은 164만가구인데 10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는 500만명이다. 앞으로 늘어날 가입자까지 감안하면 경쟁률이 3대 1이 넘지만 실제 경쟁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2008년 청약제도가 바뀌어 중소형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기준으로 한 가점제에 따라 분양되고 중대형에서도 일부 가점제가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는 유주택자와 가족수가 적거나 나이가 젊은 가입자 등은 분양받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일반 1순위자 등의 당첨확률은 청약제도 변경 전인 지금 유리하다.
분양가 인하도 공공택지를 제외한 민간택지에선 불확실하다. 현재로선 민간택지 분양가 상승을 막을 마땅한 장치가 없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직접 규제하지 않는 한 간접적인 방법으로는 분양가를 낮추기 힘들다. 정부의 공급계획 중 민간택지 물량이 77만가구로 절반에 가깝다. 가격이 낮아질 공공택지 경쟁률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져 분양가 인하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수요자들이 많다”며 “당첨 확률이 높은 청약통장 가입자를 제외하고는 청약을 미루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벌써 청약 치열, 미분양 소진]]청약통장 가입자들의 적극적인 청약은 실제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11ㆍ15대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날 청약접수한 서울 성동구 서울숲힐스테이트는 최고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분양된 단지들도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GS건설의 인천 영종도 영종자이 등이 모두 1순위에서 예상보다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청약에 자신없는 수요자들은 미분양에 눈길을 돌린다.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미분양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물량이 10월에만 20%나 줄어들어 3900여가구에 불과하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동익미라벨(705가구)은 5월 분양돼 9월 말까지 절반 정도만 계약됐다가 지난달 이후 미분양이 모두 팔렸다.
분양대행사 이룸애드 오창환 사장은 “고분양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연말 분양랠리에서 탐낼 만한 것도 많다. 서울에선 뉴타운 개발 덕을 기대할 수 있는 재개발 단지들과 도심개발 바람을 업은 도심권 주상복합 등이 나온다. 수도권에선 ‘미니판교’로 불리는 성남시 도촌지구, 화성시 동탄신도시,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등이 수요자들을 부른다.
반면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그동안 잇단 공급과 정부 규제 등으로 아직 분양시장이 가라앉아 있다. 미분양도 일부 팔리긴 하지만 여전히 쌓여있는 편이다.
때문에 입지여건과 가격 등을 보고 청약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급하게 청약할 필요는 없지만 가격이 괜찮고 입지여건이 마음에 든다면 분양받을 필요가 있다. 그동안 공급이 많은 데따른 미분양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분양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전략 어떻게 세울까]]유망한 물량이라도 청약자격이 맞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청약전략의 시작은 청약자격을 챙기는 것이다.
청약자격은 통장별 자격이 있고 지역별 청약제한도 있다. 청약통장은 공공기관ㆍ민간 등 분양주체에 따라, 크기(전용면적)에 따라 다르다. 청약저축통장 가입자가 민간 단지에 청약하기 위해 예금통장으로 바꾸거나, 큰 평형에서 작은 평형으로 바꾸는 것은 입주자모집공고일 전이면 가능하지만 큰 평형으로 바꾸기는 이미 늦었다. 1년 뒤 자격이 된다.
민간주택 청약자격인 부금ㆍ예금통장을 저축통장으로 바꿀 수도 없다.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고 2년이 지나야 자격이 된다.
20만평이 넘는 공공택지 외에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모두 우선공급된다. 같은 순위에서 미달돼야 다른 지역 거주자에 기회가 돌아간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힐스테이트의 경우 서울 1순위와 수도권 1순위를 같은 날 접수했는데 서울 1순위서 평균 90대 1로 마감되는 바람에 수도권 1순위 청약자 4200여명은 헛걸음을 한 셈이다.
청약지역 제한에 걸리는 물량은 서울 물량과 인천 송도, 용인 등의 택지지구 이외 지역이 대표적이다. 지역에 따라 해당 지역 거주자라 하더라도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일정 기간 이상의 거주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청약자격이 충족되더라도 전매제한 기간 등을 따져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입주 후까지부터 계약 후 10년까지로 크게 차이난다.
분양가가 높은 단지의 경우 청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단기 전매차익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봐야하는데 중장기적으론 공급량 증가에 따라 집값 상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싼 분양가는 그만큼 시세차익도 줄어드는 것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으로 투자목적만으론 불안할 수 있기 때문에 내집마련이나 갈아타기 등 실수요 입장에서 투자성을 곁들여 청약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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